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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

Sujin Shin
on Crossing Gene, 2006 / Crossing Gene, 2006

신수진

Crossing Gene 을 기획하며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 Humanities Gallery, WI, U.S.A., 2006

       

최근 유전학의 급속한 발달은 우리에게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전세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생물과학과 판화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에서 내년 봄에 열리는 미국 판화계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Southern Graphics Conference의 주제를 Genetic ImPrint: 판화 게놈 프로젝트로 잡은 것은, 유전학을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논란들을 미술, 특히 판화라는 틀과 접목시켜 재구성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예술가에게 있어서 유전자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Crossing Gene 프로젝트는 한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어낼 때 나름의 독특한 이미지, 또는 이미지를 구성하는 법칙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예술가의 유전자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예술가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은 과연 예술가의 시각적 유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그 서로 다른 시각적 유전자들이 한 작품 안에서 결합될 수 있는가. 또 결합되었을 경우 그 결과로 나오는 작품은 단일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 작품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이 프로젝트는 위와 같은 의문들을 풀어보고자 한국작가 10인과 미국작가 10인들 간의 공동작업을 포함하도록 기획되었고,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 1인의 한국작가와 1인의 미국작가가 한 팀이 되어, 각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사용하여 판화를 제작하는데, 판화가 에디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두 점 이상의 에디션을 만들고, 에디션 중의 한 장을 완성되지 않은 채로, 문서화된 정보 없이 상대편 작가에게 서로 보냈다. 상대편의 미완성된 작품을 받은 작가는, 자신의 나머지 작품 뿐 아니라 상대편 작가의 작품까지 자신의 조형 방식으로 완성을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팀을 이룬 두 작가에게서 네 종류의 판화작품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 중 두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각각의 개별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다른 두 작품은 국적과 작업 배경이 다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작업 유전자를 가진 두 작가에 의해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들 네 작품들은 하나의 세트로 함께 전시될 것이다.

문화적 배경과 작업방식이 다른 작가들이 서로 상대방 작품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조화롭게 완성해 가는 “Crossing Gene”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적인 언어로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고유한 특성들을 존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쌓아나가는 판화적 방식들과 화면을 채워나가는 방식들이 작가들마다 다르게 사용되고 그것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결과물들의 전시는 작가들에게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자들에게도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열린 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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